세상/회사생활

매너 없이 퇴사한 팀원

guramcdowell 2025. 4. 24. 12:18

수요일 오늘까지, 퇴사한 그놈의 얼굴을 본 이후로 일주일 가까이 두통과 악몽에 시달렸다.
그날 회사 행사에 웃으며 나타난 그 녀석을 보고 나서, 내 마음 한 켠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 듯했다.

그날 또 한 명 퇴사한 동료는 있었다. 그 녀석과는 정겹게 인사를 나눴다.
“언제든 오면 연락 줘.”
서로 바빠서 밥 한 끼 같이 못 한 아쉬움을 나누며, 서로의 앞날을 응원해줬다.

그런데, 왜인지 머릿속은 온통 그놈 생각뿐이었다.
밤에도 자주 깼고, 두통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괴로웠고, ‘이 일을 계속해도 될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출장 차 서울에 와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냥 나만 생각하자.
나랑 내 가족만 생각하자.
그냥 그런 일이 있었던 거라고 넘기자.
스트레스 받지 말자.
웃으며 지내자.’
그렇게 다짐했다.

하지만 명치 끝이 꽉 막힌 기분은 내려가지 않았다.
기분도 좋지 않다.
기분 좋은 일이 이곳에선 일어나지 않는다.
뒷목이 뻣뻣하고, 모니터를 바라보는 것도 고통스럽다.
눈도 마찬가지다.
무언가에 오래 집중하는 게 어려워졌다.

툭툭 일어나는 일들이 있다.
하지만 ‘이게 과연 이루어질까?’라는 의문이 먼저 든다.
회사에서 말하는 장밋빛 미래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일은 하고 있지만, 40대 중반의 지금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경력직 자리가 번번이 무너졌던 기억에
50대가 두렵다.

이 회사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나는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 수 있을까?

그래서 이제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내 생각만 하자.
내 인생만 생각하자.
회사 생각도, 직원들 생각도 하지 말자.
오직 나만 생각하자.
이기적일 정도로 나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