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IE들

아빠라는 무게감

guramcdowell 2020. 7. 15. 13:49

2010년, 2013년, 2016년 그리고 2020년 우리는 6 식구가, 나는 4 남매의 아빠가 되었다.
큰 지구 안에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단위에 경기도라는 더 작은 단위에서 몇 평 되지 않는 집의 공간으로 면적은 자꾸 줄어드는데 비해, 결혼 이후 이 작은 집의 인구는 점점 늘어 6명이 되었다.인구를 더 늘릴 계획이 있냐는 주변인들의 짖꿎은 질문에 나는 단호히 아니라고 얘기를 하고 고개를 젓는다.오늘 1,2호에게 집에 9명은 살아야 되지 않겠냐고 얘기를 했다.아빠, 엄마, 1호, 2호, 3호, 4호, 할아버지, 할머니................. 8명이네............. 1명은............... 삼촌이라고 얼버무렸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5호의 계획은 없다.
4호를 꿀 떨어지는 눈으로 바라보는 나를 보며 아내는 얘기한다. "그때 왜 그랬냐고. 왜, 임신 얘기를 했을 때 어두웠냐고."
1호 2호만 있을 때, 아내가 일을 하지 않아도 가정경제는 큰 무리 없이 돌아갔다. 하지만 3호가 태어난 후 가정경제는 점점 어려워져 아내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렇고, 아내는 전공에 맞춰 이곳 저곳 면접을 보더니 아침에 일어나 화장을 하고는 1,2,3호를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보내고 출근을 했다. 그리고는 다시 1,2,3호를 모아 집으로 퇴근했다.
가정경제를 홀로 책임지지 못한다는 괴로움도 있었고, 아직 아기인 아이를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긴다는 것도 역시 괴로웠다.이렇게 괴로워하는 사람이 4호를 임신한 아내에게 선 듯 축하한다, 나 너무 행복하다, 고맙다 라는 표현과 얘기를 하는 것이 너무 경우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를 보면 좋다, 이쁘다, 사랑스럽다. 하지만 바쁘게 하루를 시작하는 아내를 보면 미안하다. 더 열심히 해서 경제를 혼자 끌고 가겠어!라는 다짐을 하지만 세상은 만만치 않다. 지금은 아내가 육아 휴직이다. 아침에 출근하기 전 아내와 1,2,3,4호의 곤히 잠자고 있는 모습을 보며 다짐한다. 무게감에 눌리지 말고 더 열심히 부딪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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